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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 香港

영화 금지옥엽

mind-minder 2012. 11. 13. 01:12

홍콩은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다이나믹한 영화의 세트장이기도 하고,
어디에서나 그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잊지 않게 해주는 곳이 또한 홍콩이다.
길을 걷다가도 익숙한 영화의 장면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홍콩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홍콩 느와르가 유행하던 때에 학창시절을 보내왔지만 홍콩 영화 자체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내가
뒤늦게 홍콩 영화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영화 삽입곡에 이끌려 보았던 '금지옥엽'이었다.
이 영화는 '해피투게더'와 '패왕별희'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던 장국영이란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기도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어느새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고,
'금지옥엽'을 시작으로 보게 된 홍콩 영화 편수가 수십편에 달할 즈음
홍콩은 전생의 고향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떠올릴 때마다 그리운 곳이 되었다.

영화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장국영이 걸어 내려오는 가스등 계단이며,
장국영이 원영의, 증지위와 함께 차를 마시던 카페 데코는 영화 속의 공간이면서
내가 실재했던 공간으로서의 복합적인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